아무리 효도를 강조해도 얘들이
부모 마음을 압니까? 모르지요.
그러다가 일단 부모를 떠나봐야
부모의 은혜를 압니다. 부모의
은혜를 안다고 그것이 부모의 '마음'
까지 다 아는 것은 아닙니다.
부모 마음은 자기 자식이 자기를
떠나는 날 비로소 아는 것 같아요.
저는 초등학교 졸업식을 마친 다음날
가방 하나 싸들고 집에서 몰래 나가
야간열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갔습니다.
새벽바람이 너무나 싸한데,
어슴프레 아침이 밝아오던 서울역의
그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.
저는 가난이 너무 싫었습니다.
그래서 자수성가(自手成家)하리라는
다부진 마음을 먹고 야밤도주를 한 것이지요.
(어느 가방공장에서 본드칠 하다가 40일만에
붙잡혀 내려가 결국 그 거사는 실패하고 말았습니다)
저는 그때 어머니 마음을 전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.
하루아침에 사라진 아들 때문에 얼마나
노심초사하셨을지 전혀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.
제 마음속에는 아버지 돌아가시고 3일만에 동네
이장에게 끌려간 염소 세 마리 되찾아야 한다는
생각밖에 없었습니다.(아버지가 약값으로
3천원인가 돈을 빌렸는데 안 갚고 돌아가셨다고
집에 있는 염소를 끌고 가더라구요)
세월이 흘러 제가 자식을 낳아 기르는데,
자식은 부모 마음대로 안 되는 것 같습니다.
큰딸이 고등학생이 되어 기숙사로 들어가는 날
제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뻥 뚫렸습니다.
가까운 곳에 있어 매주 금요일 밤이면
집에 오는데도 그래요. 이제 고3이라 1년만
지나면 좀 더 먼 곳으로 떠나겠지요?
(아우~ 생각도 하기 싫습니다.)
확실히 부모 마음은 자기 자식이 자기를 떠날 때
비로소 아는 것 같아요. 그 옛날 우리 어머니는
나를 보내놓고 어떤 마음으로 밤을 하얗게 지새셨을지...
하 ~ 지금 생각하니 한없이 송구하고 미안하고
죄송스럽고 말문이 막히네요.
- 글 ; 최용우 -
<html제작 : 김현피터>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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